모든 사회 문제의 본질은 '이해관계의 대립'이다.
모든 오해와 착각(misunderstanding)은 어떤 사상이나 사건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온다. 즉, 핵심을 꿰뚫지 못하고 곁가지만 보는 데서 기인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유전자 조작 식품에 대해 다루는 대다수 언론의 보도는 유전자 조작식품에 대해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의 입장이다. 이건 한마디로 본질을 잘못 짚은 것이다. 좀더 근본적인 물음음 유전자 조작식품으로 이득을 보는 쪽과 해를 보는 쪽은 어디냐로 나눠야 한다. 이래야 제대로 본질을 본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면 좀더 합리적인 솔루션을 도출하고 문제의 핵심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문제를 그럼 변형시켜서 다시 물어보자.
유전자 식품으로 이득을 보는 쪽은 누굴까? 두말할 필요없이 그러한 유전자 연구와 관련된 학계나 연구단체 및 그런 쪽을 펀딩을 해는 한편 그러한 유전자조작식품으로 막대한 로열티를 챙기는 식품회사들이다. 따라서 학계나 기업 쪽은 100% 유전자 식품에 찬성한다. 일부 농가의 경우도 유전자 식품에 찬성하는 입장의 농가가 있을 수 있는데 이쪽은 약간 직접적인 이해관계와는 거리가 있다. 왜냐하면 유전자식품으로 생산성이 증대하면 이득이 클 것 같지만 한편으로는 개량종자를 구매하기 위한 비용 역시 막대하게 지불해야 하므로 실제로 유전자 식물을 실제 재배하는 농가 입장에서는 크게 찬성하거나 반대하지도 않는 미적지근한 입장이 많다.
그렇다면 유전자 식품으로 손해를 입는 쪽은 누굴까? 위의 둘을 뺀 나머지 대부분이라 볼 수 있다. 일단 유전자 식품의 위험성에 대해 생각해보자. 유전자 식품이 건강에 해를 입히는 지는 명확히 드러난 연구결과가 없으나 만약 건강에 해를 정말로 입힌다면 그러한 유전자 식품을 섭취함으로써 건강상 해를 입는 다수 소비자들이 피해자이다. 두번째로 설사 건강상 해악이 없다고 치더라도 유전자 식물의 또다른 위험성인 생태계 파괴 내지는 혼란과 같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이경우 역시 식품제조회사들처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일반인들이 결국 피해를 입게 된다.
이러한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면 이 문제에 대한 접근은 단순히 찬성과 반대파의 대립 정도의 매우 피상적인 문제로 프레임(frame, 포장)되기 십상이고 심지어 더 나아가 마치 '배운자'와 '못배운자'의 대림구도 정도로 잘못 해석될 위험성 마저 있다. 실제 근본적인 원인은 그게 아님에도 말이다. (그래서 오히려 이런 식으로 언론에서 주요 사회문제에 대해 단순히 찬반문제로 치부하는 것을 오히려 이해관계자들은 좋아하는 편이다. 왜냐하면 그렇게 여론몰이를 하고 프레임을 짜놔야 반대파의 목소리를 단순히 무지한 자들, 못배운자들, 모르는 자들의 주장이라며 일축하고 '팩트체크'라는 명목으로 진실을 덮거나 은폐, 혹은 축소해서 결국은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이루기 용이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백신에 대한 찬반 의견 역시 동일한 연장선상에 있다. 백신찬성론자들은 이에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학계 및 연구기관과 백신제조사, 그리고 정부나 정부관계자 놈들이다. 백신에 대해 찬반이냐를 따질 게 아니라 백신으로 이득을 보는 자와 그렇지 않은 자가 누군지 물어야 올바른 질문이라는 것이다. 팩트체크는 단순한 입막음용 구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고 기득권자들의 간교한 술수에 절대 속아넘어가지 말아야 한다. 팩트체크의 근본 목적은 오히려 팩트를 말하는 자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팩트를 덮어서 진실이 드러나지 못하게 막으려는 수작에 불과한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핵심을 묻는다면 문제의 본질을 좀더 쉽게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갑자기 영화 올드보이의 명대사가 생각난다. 엉뚱한 질문을 하면 엉뚱한 답변밖에 얻을 수 없는 것이다. 영화 속에서 오랜기간 갇혀지내던 최민식이 갑자기 풀려나자 자신을 풀어준 놈한테 '왜 나를 가둬놨냐'고 항변한다. 그러자 그에 대한 답변은 '질문이 잘못되었다.'며 '왜 가둬놨었는지를 물을게 아니라 왜 풀어줬는지'를 물었어야 맞다고 응수한다. 참으로 지당한 말이다. 핵심은 자신이 갇혀있었던 이유가 아니라 더중요한 것은 왜 풀어줬느냐하는 것인데 말이다. 이걸 이해 못하니 결국 최민식은 풀어준 놈의 의도에 따라 행동하다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한다. 왜 풀어줬는지만 눈치챘으면 저지르지 않았을 실수을 결국 저질렀기 때문이다.
*사회현상을 지나치게 단순화해서 보거나 한쪽면만 보면 이렇게 엉뚱한 진단을 내릴 수 있는 것이다.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 역시 악어새의 눈물에 불과하다. 앞에서는 기업 이미지를 위해서 열심히 불우이웃에 기부도 하면서 좋은 일을 하는 척한다. 물론 그에 대해 부인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뒤편에서는 온갖 구린 짓을 다하면서 돈을 위해서는 어떠한 속임수나 기만도 마다하지 않는 게 기업이다. 따라서 기업들의 사회기부 활동만 보고 사회에 좋은 일을 한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그건 마치 북한 김정은이 불쌍한 인민들에게 쌀과 고깃국을 하사하는 것만 보고 김정은을 위대한 영웅이라고 치부하는 것과 같은 일이며 박정희가 한국 경제를 부흥시켰고 검소한 생활을 했다는 일화들만 보고 위대한 지도자라고 치켜세우는 것과 같은 어리석음이다. 그의 통치 한 쪽 어두운 뒤편에서는 그는 언론탄압과 민주주의탄압을 일삼으며 남영동 지하에서 그의 부하들을 시켜 정의롭고 죄없는 사람들(간첩혐의를 뒤집어 씌우거나 국가안보를 위한다는 거짓 구실로 자신의 통치에 반대하거나 쓴소리하는 정적들)을 온갖 잔인한 고문도구로 괴롭히고 심지어 죽음으로 몰고간 어둠의 지도자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