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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직장에서 새 출발-커리어 상 마지막이 될 듯

비사문천 2024. 4. 15. 09:28

16년동안 몸담았던 대기업에서 자의반타의반 나오게 된후 무려 4년 가까이를 여기 저기 취직과 퇴직을 반복하며 (방황하며)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

걔중에는 회사같지도 않은 회사부터 인간같지도 않은 인간들도 겪고 국민자격증이라 불리는 공인중개사 자격도 거의 1년만에 어렵사리 취득했다. 불행중 다행으로 회사를 나오면서 많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적다고 할 수도 없는 퇴직금도 챙겼고 코로나가 겹치는 바람에 이 사회 자체가 사실상 멈춰버렸던 약 2년 정도는 정말 눈 깜짝할새 지나간듯 싶다.

 

퇴사를 하지 않았다면 겪지 않았을 여러 경험을 하면서 내 세상 보는 가치관도 바뀌고 내면적으로는 성장의 시간이었던 듯 싶다. (물론 그 과정에서 성장통이 너무 컸고 낭비한 시간과 기회비용도 만만치 않아서 지금도 퇴사한 게 아깝게 느껴지긴 한다. 하지만 퇴사를 하지 않았다면 몰랐을 것들을 많이 알 수 있었던 것은 커다란 행운일 수도 있다고 위안을 삼고 있다. 우리는 살면서 실수를 하는 게 아니라 '행복한 사건'을 겪는 것 뿐(we don't make mistakes just happy accidents)이라던 밥 로스 화가 아저씨의 명언이 생각난다.

"We don't make mistakes, we have happy accidents" | Bob Ross - Quote of the Day (youtube.com)

그동안 여러 회사에서 도무지 만족이란 걸 하지 못해 계속 옮겨다니면서 에너지 소모와 정신적인 고통이 컸었는데 하늘이 나를 불쌍히 여겨준 건지 어느 정도 (한 50%쯤?) 만족할 만한 직장을 찾은 것 같다.

 

내 나이나 경력을 봐도 이번 회사가 커리어의 거의 마지막인듯 싶다.

급여는 결코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지만 그외 모든 조건은 나쁘지 않으니까 오래 다닐 생각이다.

기회는 우연히 예고장없이 불쑥 찾아오고 불행 또한 그렇다. 아무튼 40을 넘게 나이를 먹다보니 깨달음이 찾아오는데 인생은 일종의 거대한 학교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나의 부족한 점이나 내가 잘못한 점들에 대해 깨달아 가고 반성하고 고쳐가면서 성장하는 게 인생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간의 생은 대단히 짧긴 하지만 그 과정에서 뭔가를 배우고 다음 단계로 또 넘어가기 위해서 삶이라는 게 존재하는 것이라는 깨달음이다.

 

어릴 때 난 주위에서 착하다는 칭찬을 자주 듣긴 했지만 사람들이 잘 모르는 의외로 잔인한 면이 있었다. (아무리 착하고 선해보이는 사람이라도 반드시 항상 늘 그런 것은 아니며 의외로 악한 모습이 있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나이가 드니 그런 모습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기 위해 나는 다른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했고 그렇게 사람은 철이 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