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노벨상 수상, 달갑지 않은 이유
난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한국에는 오히려 불행이라고 생각한다. 노벨상을 타려면 과학기술분야에서 탔어야 맞다. 사실 한국은 물론 아시아가 서구 열강 패권 국가에 뒤쳐졌던 가장 큰 이유도 과학기술 분야의 지식이 없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세계적으로 저명한 과학자나 화학자 중에는 한국인의 이름이 거의 없다. 역사서를 봐도 교과서를 봐도 과학책에 한국인의 이름이 등장하는 것은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 즉, 과학기술분야를 등한시해서 나라가 어려워졌으며 그 결과 일본에 주권을 빼앗겼으며 자주 독립을 이루지 못해 외세에 휘말리다가 6.25 전쟁 같은 내란을 겪고 남북으로 나눠지는 등의 불행을 겪었다. 그러한 어지러운 근현대사를 통과하면서도 깨어있는 몇몇 선각자들이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늘렸기 때문에 KAIST 같은 저명한 과학기술 대학교가 세워졌고 이공계 분야에서 인재들이 많이 나타남으로서 세계적으로도 잘 나가는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에도 등장해서 국력이 그나마 이만큼 올라온 것이고 더 이상 무시당하지 않는 나라가 됐던 것이다. 그런데 어떤 나라나 인간이건 마찬가지이지만 근본 속성은 잘 변하지 않는 듯 하여 윤완용이 정권을 잡고 난 이후에는 각종 R&D분야의 예산이 삭감되며 과학기술 분야 인재 육성을 등한시하고 있다는 것이 나타난다. 즉, 과거로 다시 회귀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 심히 우려스러운 것이다. 내가 아는 대부분의 중소기업 사장님들(산업 한국의 최전선을 이끌고 있는 국가의 진정한 일꾼들이다.)은 요즘만큼 사업하기 힘든 때도 없었다고 한탄하신다. 그만큼 정치권이 잘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러한 때에 한국인의 냄비근성을 자극하는 빅이벤트가 터졌는데 그게 바로 작가 한강이라는 분이 노벨문학상을 탔다는 소식이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냄비근성의 한국인들이 서점으로 달려가서 한강씨의 책을 사재기하려는 바람에 한강씨의 저서들은 동이 났다고 한다. 노벨상 수상 전에는 거들떠보지도 않던 사람들이 노벨상을 탔다는 소식 한 줄에 책을 사려고 서점에 달려가는 광풍이 벌어진 것이다. 정작 책의 내용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는데 말이다. 이 사람들은 한강씨의 책에 관심이 있었다기 보다는 노벨상이라는 소식에 더 관심이 많았던 것일 뿐이다. (아마 그렇게 사재기한 책들은 십중팔구 절반도 다 안 읽고 책장 속에 쳐박아두는 인간들이 책 구매자 중 최소한 절반 이상일 것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더 웃긴 것은 나처럼 대중과는 결이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한강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개진하면 마치 매국노인양 매장시키려고 하는 듯한 사회 분위기이다. 온갖 방송국에서 한강 얘기만 나오고 한강 찬사 일색이니 한강이라는 소설가가 무슨 절대적인 권위자인양 떠받드는 분위기인데 참...개인적으로는 씁쓸한 현상으로 생각된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한강이라는 소설가가 있는 줄도 모르는 나같은 사람이 한국에는 훨씬 많았을 것이니 말이다.
노벨문학상이 아니라 노벨물리학상, 혹은 노벨 화학상 수상자가 한국에서 나왔다면 이 나라의 운명도 또다시 바뀔 것을 기대해 볼 수 있겠으나 과학기술 분야가 아닌 K푸드, K팝, K드라마, K무비나 문학 같은 엔터테인먼트나 외식업 쪽 산업들 정도만 해외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고 하니 큰 일이다.
아무튼 조센징들의 냄비근성은 종특이라 할 수 있다. 선조들이 나라를 외세에 빼앗기고 일제 치하에서 치욕을 당하고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고 현대에 있어서도 세계 꼴찌의 출산율과 세계 최고의 자살율을 자랑하는 불행한 나라인 것은 여전하다는 걸 감안하면 이런 종특이 바뀌려면 아직 멀었다. (아마 한국 민족은 더 고생하고 어려움을 당해봐야 정신을 차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