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의자조립(하다 망할뻔한) 썰
미세먼지가 보통으로 표시되지만 체감상 보통 이상인 날이다. 오늘은 왠지 모르게 필받아서 조명과 의자를 사기위해 아침일찍 홈플러스를 찾았다.(우리 동네에는 홈플러스와 롯데마트가 있는데 롯데마트보다는 홈플러스가 좀더 규모가 크고 구색도 다양한 편이다.) (나는 평소에는 별로 물건을 거의 안 사다가도 뭔가 꽂히는 걸 발견하면 평소 생각도 않던 물건을 갑자기 지르는 나쁜 버릇이 있다. 고쳐야되는데 하면서 살아도 수십년이 지나도 안고쳐지는 나쁜 버릇이다. 근데 예전에는 인터넷 충동구매가 많았다면 요즘에는 인터넷이 오히려 더 비싸거나 사기치는 놈들이 많은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면 오히려 다시 대형마트를 이용하는 편이다. 아무래도 가전이나 가구 등 비싸고 큰 물건은 직접 보고나서 사는 게 후회를 덜하는 것 같다. 인터넷에서 파는 것들은 사진빨이거나 조작인 경우가 많은 듯해서 그렇다.(리뷰평을 샅샅이 훑고나서 구매해도 후회하는 경우가 있기에 결국 직접 보고 만져보는 것만 못한듯 싶다.))
홈플러스에서 조명(무드등)을 하나 샀고 의자도 구매했는데 의자는 두가지 모델 중 고심을 하다가 결국 좀더 비싼 모델을 골랐는데 결국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의자 파는 곳에 직접 앉아볼 수 있게 전시된 상품은 약간 저렴한 모델이었고 앉아보니 높낮이조절도 내가 원하는 수준으로 높이 되지도 않았고 착석감도 허리부분이 너무 튀어나와 눌러서 결국 조금 더 비싼 놈을 샀는데 잘한 선택이었다. 비싼모델이 8만원정도였고 저렴한 모델은 7.5만원정도 하여 가격차이도 거의 안 났기 때문이다.) 비싼 모델은 높이도 아주 높일수 있었고 허리부분도 크게 튀어나오지 않아 전체적으로 만족했다. 그런데 이 놈을 집으로 모시고 오려니 부피가 워낙 커서 버스에는 들고 타기가 좀 애매했다. 결국 택시를 부르려했는데 운좋게도 거의 마트를 나오자마자 바로 앞에 손님을 내녀주는 택시를 잡을 수 있었다. 또한 운이 좋았던게 택시기사 아저씨가 아주 친절해서 부피가 큰 의자도 뒷자석에 실을 수 있었고(어떤 택시기사는 뒷자석에 때묻거나 생채기 생긴다고 부피가 큰 물건은 뒷좌석에 못 싣게 하거나 트렁크에 넣게 하거나 아얘 승차거부까지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분은 아예 내려서 짐까지 내려주셨으니 친절한 분이었다)
그렇게 운좋게 손쉽게 구매를 마친후 집에 와서 조립을 하는데 사달이 하나 발생했다. 의자를 다 조립하고 난후 완벽하다 생각했는데 부품 하나를 빠뜨린 것이었다.(보통 이케아 등에서 가구를 사와서 조립하는 경우가 많은데 조립할때 조금만 부주의하면 조립중에 부품을 빠뜨리거나 뭔가 잘못 조작하여 고장내거나 하는 일이 종종 있다)
이 부품을 다시 끼워넣자니 의자 전체를 다시 분해해야하는데다가 크게 중요한 부품이 아닌 플라스틱 조각이어서 처음엔 아깝지만 버릴까 생각했었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플라스틱을 잘라서 결속시키면 가능할 것 같기도 했다. 그래서 이왕 버릴 김에 한번 잘라서 끼워넣기 시도라도 해보자는 생각에 플라스틱을 칼로 자른후 결속 시키니 예상대로 크게 티나지 않으면서 맞물려들어갔다. 그후에는 강력접착제로 플라스틱의 자른 면을 아주 주의하면서(강력접착제는 플라스틱 표면을 녹이는 성질이 있어서 조금만 잘못 발라도 플라스틱 겉부분의 칠이 벗겨지거나 표면이 매우 흉하게 된다.) 접합부위를 겨우 접착시켰다. 아무튼 그렇게 일대 생쑈를 하고 나니 의자조립같이 간단한 작업도 몇시간이나 걸려 점심때를 훌쩍 넘겼다.
그러고 나서 박스와 포장재들을 버리려고 쓰레기장에 나갔는데 누군가가 맥주병과 소주병을 버려놓은 것을 발견했다.(맥주병과 소주병은 각각 병 하나에 130원과 100원씩 가게에서 돌려받을 수 있다.) 그냥 지나칠까하다가 들고갔던 쓰레기봉투가 비었으니 결국 전량 다 수거해와서 1층 편의점에서 돈으로 바꿨더니 거금 2천원이 되었다.
오늘은 여러모로 그래서 기분이 좋은데 하나는 평소 원하던 물건을 괜찮은 가격에 저렴하게 무난히 구매해서 조립까지 마쳐서이고 뜻밖에 누가 버려놓은 공병(맥주와 소주병만 환불되며 표면에 얼마 환불되는지 나와있다. 환불표시나 금액이 안 적혀있으면 회수 안되는 공병이다.) 으로 부수입까지 얻어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