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2. 1. 13:49ㆍ카테고리 없음
한국은 학벌에 의한 서열이 확고히 자리잡은 사회이고 대학 입시가 거의 모든 걸 결정하는데 입시 성적을 가르는 결정적인 변수는 수학이다.(다른 과목은 배점이 작고 그냥 외우면 되지만 수학은 이해와 암기가 병행돼야 하므로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좀 심하게 말하면 수학점수가 대학을 결정한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입시에서 소위 말하는 S대에 가고 싶으면 초등학교 고학년부터는 수학에 대부분의 공부 시간을 투자해서 늦어도 고등학교 1학년까지는 수학을 어느 정도 마스터해야 한다(나머지 2년은 말그대로 복습하는 기간이다. 따라서 초등학교 고학년~중학교 기간이 엄청나게 중요하며 사실상 중3때 성적만 봐도 4년뒤 어느 대학에 갈 수 있을지 대강 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한국 사회는 '입시에서 성공한자=수학 잘하는 사람=사회에서 성공한 자'라는 성공 공식이 지배하는 사회라 할 수 있다. 달리 말하자면 한국에서 '수포자=입시실패자=인생패배자'라는 등식이 대개 성립한다.
그런데 이게 왜 문제가 될까? 수학은 일종의 언어이자 약속이다. 즉, 이러이러한 때 이러이러한 문자를 써서 이러저러한 문제가 있을때 이렇게 풀어내자고 일종의 국경을 초월한 공통 언어를 정립해놓은 것이고 확립이 이미 된 약속체계로써 선배 세대가 터놓은 길을 그냥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여기에 어떤 혁신이나 다른 창의적인 무언가를 생각해넣을 겨를이 없다. 또한 얄팍한 지식으로 누군가 엿먹이기 가장 좋은 수단이기도 하다.(즉, 알면 맞히고 모르면 틀린다. 수학문제는 이른바 '감'으로 절대 답을 맞출 수가 없다)
수학이 어렵게 느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손으로 직접 풀어야 하기 때문이요, 단순암기가 절대 안 통하기도 하려니와 마치 블록쌓기 같아서 처음 블록을 몇 개 빼 먹기 시작하면 순식간에 성이 무너지듯 배운 것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즉, 수학은 블록쌓기처럼 기초부터 하나하나 천천히 쌓아가는 학문이기 때문에 벼락치기도 안 통하고 짧은 시간에 마스터할 수도 없기에 한번 뒤쳐지기 시작하면 따라잡을 수가 없다. 이래저래 변별력 요소를 시험에 넣는데 가장 적합한 과목이다.)
수학은 본질적으로 이렇듯 차가운 성질의 것이다. (수학은 원래 중세 시대 때 노동에서 해방된 귀족들이 하릴없이 시간을 보내다가 잡다한 생각을 하면서 나온 개념이다. 확률이론 역시 귀족들이 노름판에서 이기고자하는 고민에서 출발한 것이다. 이처럼 학문의 발전은 필연적으로 일상적이고 단순한 노동에서 자유로운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가능한데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기득권층이다. 즉, 학문은 옛부터 부르조아들이나 하는 것이었고 '시간을 돈과 바꾸는' 막노동이나 단순노동은 하층민들이 맡았다.)
이처럼 차가운 지식만을 평가의 잣대로 내세워 학생을 평가하고 명문대 줄세우기를 하면서 한국사회는 망가진 것이다. 수학, 즉 지식 특유의 차가움과 경쟁, 아는 자와 모르는 자/가진자와 못가진자의 이분법적인 사회는 여기서 시작됐다. 그 과정에서 약자에 대한 배려나 이웃에 베푸는 정과 따뜻함 같은 소위 인간적이고 감성적인 가치들은 모조리 부정됐다. 수학이 들어가며 완성된 살벌한 입시경쟁체제가 수십년간 이어지며 한마디로 한국은 (명문대에 들어간 승자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민이) 살기 ㅈ같은 '극한의 경쟁사회'가 돼버린 것. 이는 한국을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나라' 중 한 곳으로 만들어버렸고 그 결과는 세계에서 유래없는 초저출산으로 급격히 소멸돼가는 국가가 됐다는 것이다.
사실상 수학실력이 입시를 결정짓고 인생을 결정짓는 기형적인 사회구조는 고딩 애들 코묻은 돈으로 수십억~수백억대 자산가가 되고, 심지어 코스닥 기업체까지 일궈내는 기형적인 일타강사(괴물)들과 입시 사업가들이 득세하는 배경이 됐다.
https://ppss.kr/archives/173360
루트가 뭔지, 복소수가 뭔지, 그걸 아는 지식이 과학 기술에는 쓰일 지언정 세상을 얼마나 좋게(따뜻하게) 변화시킬 수 있을지 곰곰히 고민해봐야할 때다 한국은 사실상 입시의 승패를 가르는 수학교육에 환장한 나라이지만 수학 말고도 세상에는 배워둘만한 지식이 얼마나 많은데 지금도 변별력을 둔다는 구실 하나 만으로 수학을 입시의 기준으로 삼고 있느냐는 것이다.
(그렇다고 소위 문사철(인문학 사학 철학)이라는 더 쓸데없는 잡학을 육성하자는 얘기가 절대 아니므로 오해마시길. 나는 수학을 비판하거나 수학교육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게 아니라 애초에 수학을 입시의 성패를 좌우하는 수단으로 변질시켜버린 한국 정부(기득권층)의 입시 정책을 비판코자하는 것이다.)
과거 공무원시험에 무려 수학을 억지로 집어넣었다가 결국 빼버린 역사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수학이 일반인들의 생활에는 거의 관련이 없는데 교육당국자들(더 자세히 말하자면 수학을 잘해서 좋은 대학 나와 기득권을 틀어쥔 공무원들) 돌대가리에서 나온 아이디어가 공무원 시험에 수학도 집어넣자는 말도 안되는 발상으로 이어진 것이다.(물론, 수학을 잘하면 공무원이 아닌 학자나 선생이 되는 게 당연히 더 낫고 실제로 수학성적과 실무능력은 별 상관이 없는 것으로 판단돼 최종적으로 몇년뒤에는 수학을 공무원 시험에서 빼버리는 촌극이 연출됐다. 세상에 공무원 시험과목에 수학을 집어넣는 괴랄한 일은 한국 외에 다른 국가라면 상상하기도 어려웠을 텐데 아무튼 한국은 그런 이상한 나라이고 특히 법조계와 공직 사회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는 OECD 최하위권에 머무르는 불행한 나라다.
https://m.segye.com/view/20190625507612
무엇보다 이러한 입시경쟁 줄세우기의 원흉은 국민들의 혈세로 운영되는 서울대(피라미드 먹이사슬의 정점)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대 한국이 직면한 가장 크고 시급한 문제인 초저출산율을 해결하려면 입시제도를 손봐야하고 결국 서울대에 집중된 혜택을 없애버려야한다.
국민의 1%밖에 안되는 초엘리트 집단이 국가의 부는 물론 각종 중요 의사결정기관의 요직에 있으니 카르텔이 형성되지 않을 수가 없는 것. 서울대를 사립대로 전환하거나 정부 지원을 대폭 축소해나가지 않으면 입시 줄세우기는 지속될 것이며 이는 결국 불행한 사회가 이어지는 결과를 초래해 한국의 초저출산율은 더욱 심화되고 망국의 길로 들어설 것이 뻔해 보인다.
요약하자면 '서울대->입시경쟁->초저출산율'의 고리가 완성된다.
https://m.monthly.chosun.com/client/news/viw.asp?ctcd=&nNewsNumb=201312100033
내 생각에 오히려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외국어 교육에 힘써 외국어를 잘 아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나와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이나 국가를 이해하는데 외국어보다 더 유용한게 있을까? 특히 한국처럼 제조업과 무역(수출)으로 먹고사는 나라는 외국어 교육이 중요하지 않을까?
최소한 인접국가인 중러일 중 한 개 국가의 외국어 정도는 유창하게 구사하지는 못해도 기초 회화 정도는 막힘없이 할 줄 알아야 정상 아닌가? 그런데 한국은 사실상 영어 외에는 외국어 교육을 거의 하지 않으므로 국민들 역시 '친미'사상에 경도된 느낌이다.
도대체 미국의 개가 돼 인접 강대국들(특히 중,러)과 대척점에 서서 얻을 수 있는 게 과연 얼마나 될 것인지 이 나라 위정자들은 진즉 고민해봤어야 하는 것 아닐까? 하다못해 무역을 해도 가까운 중,러와 하는 게 수월하지 태평양 건너 머나먼 나라인(비록 최강대국인긴 하나) 미국과 하는 게 과연 경제적 이득이 있는지도 따져봐야하는 거 아닌가? 중국이나 러시아를 적대해서 얻을 게 뭐냔 말이다.(일본은 정권에 따라 반일과 친일을 왔다갔다하므로 언급하지 않겠다)
아무튼 한국은 마치 거대한 세월호처럼 침몰 중이며 국운을 되돌리기엔 너무 늦었다.
아직 젊고 가진 게 없다면 새로운 기회를 찾아 해외로 눈을 돌려 "굿바이, 코리아"하는 게 현명할 것이다.
https://namu.wiki/w/%EC%84%9C%EC%9A%B8%EB%8C%80%ED%95%99%EA%B5%90%20%ED%8F%90%EC%A7%80
https://x.com/MBCstraight/status/18627233063294487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