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1. 5. 08:21ㆍ카테고리 없음
영국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게 국가가 인정한 해적, 즉 공(公)해적들이다. 엘리자베스여왕은 교묘하게 상대국 상선들을 약탈하는 해적 존 드레이크에게 포상을 내리기도 했다.
해적은 왜 생겨났을까? 그건 유럽에서 당시 힘있는 강대국들이 이권사업을 독점했기 때문에 그러한 기득권을 빼았기 위해 몰래 생겨난 세력들이라 할 수 있다.
따지고 보면 게릴라전도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는데 힘쎈 정규군에 그대로 맞섰다가는 승률이 0이므로 몰래 숨어서 싸우며 정규군을 괴롭히는 게릴라전법이 생겨난 것이다. 몽골의 기마부대가 스피드를 앞세워 유럽 보병들을 하나씩 제압하지 않고 정공법대로 드넓은 초원에서 다수가 일렬로 늘어서서 멋지게 일대일로 싸웠다면 아마 전부 나가떨어졌을 것이다.
세상은 원래 정석대로 부딪히는 게 맞지만 때로는 해적질이나 게릴라전같은 사술을 부려야 할 때도 있는 법이다. 삶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삼국지(역사서가 아니라 픽션이 많이 가미된 역사소설이긴 하지만)를 읽어보면 그토록 점잖은 제갈공명조차 전투에 임해서는 온갖 사기와 기만전술을 일삼았다. 한국의 영웅 이순신 장군님도 게릴라전을 아주 모범적으로 수행하셨다. (어찌보면 절대적인 열세에서 다수의 상대방을 이기기위한 당연한 선택이었던 것이다.)
지나치게 정공법만 요구하는 것은 겉으로는 정의로워보이나 그 이면은 기득권의 논리에 불과할 때가 많다.(즉, 정공법은 어디까지나 기득권에 유리한 전술이다.)
약자는 약자 나름대로의 생존방식이 있기 때문에 그러한 생존방식이 기존 법체제에 맞서거나 정의롭게 보이지 않을 지라도 당사자들로서는 당시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것 뿐이고 비겁해 보일지라도 존중해줄 필요가 있다.
따라서 나는 어쩔 수 없는 해적질이나 게릴라전은 비겁한 게 아니라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다.(단, 상황이 그렇게 불리하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정공법을 굳이 놔두고 해적질이나 게릴라전을 일삼는 것은 정말 나쁘다.)
세상에 나가보면 더더욱 느끼겠지만 정석대로 살아서는 결국 기득권이 원하는 대로 살아주는 꼴 밖에 되지 않는다. 때로는 해적이나 게릴라들처럼 교묘하게 훔치고 약탈해야 판도를 뒤엎을 수 있다.
나는 기본적으로 사람은 정직해야 맞다고 생각하지만 전쟁터같은 이 세상에서 정직만 찾는 것은 망하는 지름길이다. 살다보면 피치 못하게 사술을 부려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누구나 맞닥뜨리게 된다.
그때 정직을 택할지, 속임수를 택할 지는 여러분의 판단에 맡기겠다.
어쨌든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굳이 강자(기득권)의 논리에 휘둘리며 살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기득권세력이 요구하는 것은 맹목적인 순종일 뿐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