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를 열번 이상 읽은 사람과는 말도 섞지 마라. 왜? 어리석은 인간이기 때문이다.

흔히들 하는 말 중에 삼국지를 열번 이상 읽은 사람과는 사귀지 말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의 의미는 삼국지를 많이 읽은 사람은 매우 교활하고 단수가 높아서 상대하기 버거운 사람이라는 칭찬의 뜻이겠지만 내 경우는 이 말을 다른 의미로 받아들인다. 내가 볼 때는 삼국지를 열번 이상 읽은 사람은 그냥 대단히 어리석은 사람이다.
 
의외로 많은 사람이 잘 모르지만 삼국지, 즉 삼국연의는 나관중이라는 소설가가 지은 소설책에 불과하다. 즉, 역사적 사실과 거리가 먼 내용, 또는 상상속에서 지어낸 허구로 가득하다. 물론 사실에 기반해서 쓴 소설은 맞지만 책 내용 중 상당수가 사실과 다른 내용이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내 생각에는 차라리 삼국지 정사를 읽는 게 역사를 좀더 정확히 아는 것에 도움이 된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위인전이나 자서전에 나온 내용도 잘 믿지 않는 편인데 왜냐하면 어떤 위인전이나 자서전이든 과장과 왜곡이 들어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람은 심지어 자신의 과거 기억조차 스스로 미화하거나 나쁜 기억은 쉽게 잊는 특성이 있다. 즉 사람은 자기 자신의 기억조차 스스로 왜곡하는 존재이다. 왜냐하면 인간은 가능한 나쁜 기억은 잊고 좋은 일만 기억하려는 본능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기 자신조차도 자신의 과거에 대해 왜곡된 기억을 갖기 쉬운데 하물며 그 당시 직접 그 상황에 처했던 자도 아니고 후세에 태어났던 사람이나 제3자가 어떤 사건이나 인물에 대해 기록하거나 평가하는 일은 그 자체로 상당히 진실과 거리가 동떨어진 일이 되기 십상이다.
 
한국에서는 대표적으로 이명박이라는 인간이 있는데 이 인간이 쓴 "신화는 없다"라는 책은 내용 중 상당수가 과장돼 있지만 어쨌건 그의 대통령 당선에 상당히 요긴하게 사용됐던 책이다. 물론 이명박이 가난한 집안에서 거의 노력 하나로 명문대를 들어가고 현대건설 사장까지 초고속 승진한 것은 그만한 집념과 혀를 내두르는 성실성 덕에 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나 정주영 회장이 그 책에 대해 평가하길 '과장된 내용이 많다'고 한 것을 보면 역시 책 내용 중 상당 분량은 뻥이나 자화자찬, 미화와 각색이 된 그만의 스토리를 담고 있을 것이다.
 
삼국지 역시 기본적으로 소설이고 (팩션=팩트+픽션) 따라서 그런 소설을 열심히 읽어봤자 인생에 별 도움 안 된다. 그러니 삼국지를 일부러 찾아서 읽을 필요는 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 정 중국의 위촉오 당시 삼국 정세와 역사에 대해 공부하고 싶다면 삼국지 정사인 역사서를 공부하는 게 역사적 실체에 좀더 가깝게 접근하는 길일 것이다. 어느 경우가 됐건 수천년 전 과거의 일에 대해 탐독하고 궁금해 하는 것은 요즘 시대에 큰 도움은 안 된다는 게 내 생각이다. 현대 사회에서는 최근 것들에 대해서만 해도 배워야 할 지식과 알아야 할 정보들이 너무 많아졌기 때문이다.   
 
삼국지기행이라는 책이 있다. 기회가 되면 한번 읽어보길 추천한다. 그간 삼국지에 등장하는 인물들에 대해 갖고 있던 허상이 많이 부숴지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삼국지 기행 1 - 예스24 (yes24.com)

삼국지 기행 1 - 예스24

삼국지 기행 2 - 예스24 (yes24.com)

삼국지 기행 2 - 예스24

이재명 습격범 구속... 8쪽 변명문 내고 유치장서 삼국지 읽었다 (chosun.com)

이재명 습격범 구속... 8쪽 변명문 내고 유치장서 삼국지 읽었다

이런 범죄자도 즐겨 읽는 상상 속 허구이자 남자들의 판타지를 충족시켜주는 소설이 바로 삼국지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