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파게티 vs 짜짜로니

2022. 2. 22. 20:34일일단상/et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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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안 팔리는 상품들 왕창 할인해서 파는 세일진열대에서 '짜짜로니' 라는 놈이 보이길래 집어와서 시식해보았다. '짜짜로니'라는 이름은 꼭 '짜파게티' 아류처럼 들린다. 짜짜로니는 삼양라면에서 만들었고 짜파게티는 농심에서 만든 것이다. 시식후 결론부터 말하자면 짜짜로니는 먹을만 하지만 짜파게티의 영향력에는 못 미치는 것 같다는 느낌이다. 그리고 좀 짜기도 하다. 따라서 내 입맛에는 짜파게티가 짜짜로니보다 낫다.(가성비를 종합해보면 여전히 짜파게티를 능가하는 짜장라면은 없다. 괜히 짜장라면 국내 1등이 아니다.) 짜파게티는 스프가 의외로 짜지 않아서 먹을만한데 맛있어서 먹는다기보다는 유년시절의 추억을 솟아나게 하므로 아주 가끔, 그것도 세일할 경우에만 4개짜리 묶음을 사는 편이다. 짜파게티를 제외한 다른 대부분의 짜파게티 유사상품들은 짜파게티보다는 짠맛이 훨씬 강해서 소금치지 않은 계란후라이를 곁들이거나 밥과 같이 먹어줘야 한다. 짜짜로니 역시 아예 겉봉에 계란을 곁들이라고 조리방법에 친절히 안내까지 되어 있다. 즉, 라면 자체만 먹기에는 짠맛이 좀 강한 편이다.

나는 원래 어릴때부터 신라면은 안 좋아하고 안성탕면을 더 좋아했는데 십년전쯤부터인가 포장 리뉴얼을 하면서 맛까지 싹 리뉴얼하는 바람에 더 이상 안성탕면은 사먹지 않게 되었다. (라면회사들이 원가절감을 위해서 리뉴얼을 단행하며 보통 라면 스프나 면의 성분까지 바꿔버리는 바람에 맛까지 바뀌는 것은 안비밀이다.)

안성탕면은 그렇게 맛까지 리뉴얼하면서 완전히 맛탱이가 가서 최근에는 아예 사시사철 세일대상이 될 정도로 비인기 라면이 된 걸로 알고 있다. 원가절감도 유분수지 이렇게 정도를 넘어서 원가절감을 시도하면 반드시 벌을 받게 되어 있다. 급발진의 대명사 흉기차(현대기아차)가 좋은 선례이다. 아무튼 농심이 예전의 라면명가라는 타이틀을 내주게 된 것도 이런 식으로 원가절감을 이유로 온갖 뻘짓을 하면서 회사 이미지가 땅바닥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내가 유아시절인 1980~90년대 초반은 확실히 라면이 맛있었다. 그때는 라면회사들이 원가절감을 이유로 라면의 맛을 타협하는 일은 없었기 때문에 지금보다는 훨씬 더 맛도 좋고 몸에도 나쁘지 않은 성분이 들어있는 라면들이 제조되던 시기였고 그래서 거의 매일 라면만 먹어도 생존이 가능한 시절이 있었다. (대표적으로 과장이 많이 섞이긴 했으나 올림픽 마라토너였던 임춘애선수의 일화, 그리고 '세상에 이런일이'같은 tv프로에 가끔 등장하는 라면만 먹고 사는 할아버지 이야기 등..)

지금은? 라면으로 삼시세끼 때우고도 건강히 지낼수 있는 가능성은 제로라고 보면된다. 내 민감한 위장은 단 한끼만 라면으로 떼워도 괴롭다고 요동을 친다. 한마디로 과거와 달리 원가절감을 위해 라면속에 몸에 나쁜 성분이 잔뜩 들어갔다는 것이다. 맛은 교묘하게 흉내를 냈지만 사람의 위장은 그런 속임수를 모두 알아챌 수 있다. 속에 무슨 성분이 들어있는지까지는 흉내낼 수 없으니까...

혹자는 '라면맛을 두고 어릴때 먹던 그 맛이 안난다'고 말하는데 당연한 말이다. 왜냐하면 어릴때 먹던 라면과 지금 제조되는 라면은 성분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아주 안 좋은 방향으로 바뀌었다.)

이 모든 사건의 배후에 또 '김기춘'이라는 희대의 개새끼가 끼여들어 있다. (농심의 사주를 받은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어쨌건 '우지'로 라면맛을 내던 삼양에 일격을 가하여 우지보다 훨씬 해로운 원료인 '팜유'로 라면을 만들던 농심에 거대한 반사이익을 안겨주고 농심에서 고문역할로 장기간 매달 천만원씩 챙김)

한국은 참 가지가지 썩지 않은 곳이 없는 불행한 나라다.

김기춘 - 나무위키 (namu.wiki)
안성탕면 - 나무위키 (namu.wi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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