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닥다닥 붙어있는 아파트 단지 상가 중개업소들..

2022. 1. 29. 08:18일일단상/et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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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곳 인근에는 대단위 아파트 단지들이 몇개 있다. 그런 아파트를 지나치다보면 항상 아파트앞 상가 1층에는 부동산 중개업소가 몇개씩 줄지어 빼곡히 들어서 있는 것을 보게 된다. 더군다나 최근에 인근에 지어진 모 아파트 단지앞에는 정말 거짓말 안 보태고 거의 10개가 넘는 부동산 중개업소가 일렬로 늘어서 있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도대체 왜 저렇게 한 곳에 모여서 서로 피터지게 경쟁하며 살아남기 위해 피곤한 짓을 하는지 이해불가다. 단지가 크니 그만큼 장사가 된다는 측면은 있겠지만 나로서는 왠지 모르게 그런 곳에 입점하고 싶은 생각은 절대 들지 않는다. 예전에 그쪽을 지나치다가 정보도 알아볼 겸 방문한 그 상가에서 일하시는 한 중개업소 사장님의 말씀을 들어본 바로는 (이미 짐작은 했지만) 같은 상가 내 다른 중개사무소와의 경쟁이 엄청나다고 한다. 늘 경쟁의 중압감에 시달리고 옆 사무소의 동향에 신경이 곤두서있는 상태라고 함.

 

한국은 원래 좀 우르르 몰려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습성이 있다. 역사적으로 농경사회에서 이런 경향이 더욱 강하다고 한다. 서양역시 농경사회를 거치긴 했지만 서양은 밀을 재배하는 데 반해 아시아권에서는 쌀을 재배하는데 이런 점이 결정적인 성향 차이을 가져왔다고 한다. 즉, 서구권을 대표하는 유럽의 경우를 예로들면 특히 춥고 연간 일조량이 적은 북유럽 지역의 경우 기후가 농사에 적합하지 않아 수렵문화가 발달했는데 이로 인해 육식을 주로 하게 되었고 농사를 지어도 여름에 많은 강수가 필요하고 건조한 가을 날씨를 필요로 하는 쌀 대신 겨울에 온화하고 습하며 비가 자주 내리는 유럽 기후에 적합한 밀을 대신 재배하게 되었으므로 아시아권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집단 공동체 의식이 희박해졌다는 분석이 있다. 

 

아시아인과 서양인의 기질 차이를 들때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이러한 집단주의와 개인주의 성향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은 특히 좁은 땅에 많은 인구가 집중되어 살게 되면서 집성촌 문화라던지 공동체 문화가 더 강해졌는데 그래서 본성적으로 양떼같은 습성을 지니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IPO(기업공개시장)에 너나할 것 없이 떼돈을 몰아박는 묻지마 투자가 이뤄지는 것도 그러한 한국인 특유의 속성 때문이라 생각된다. 무조건 아파트를 선호하는 현상, 무조건 강남을 선호하는 현상등 뭔가 주류트렌드로 자리잡는 순간 한국인의 양떼 본능이 작동하여 모두가 우르르 그 분야로 달려가는 코미디같은 현상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참 바보같은 짓거리들이긴 한데 이게 무서운 점이 무리에서 이탈하면 손해를 보는 구조를 만들어내는 현실에 있다.)

 

투자론에서 Contrarian(반대론자)전략이라는 게 있는데 이게 서구권에서는 어느정도 먹혀도 우리나라에서는 전혀 통하지 않는 구조가 되어 있을 정도이다. 즉, 주식시장이 상승하면 우르르 모두 몰려들어서 대세상승장이 지속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이런 시장에서 홀로 시장에 참여하지 않으면 왕따되기 십상인게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특징이고 부동산 시장 역시 마찬가지이다. 어느 지역이 개발호재가 있다고 뉴스가 나는 순간 부동산이 폭등하고 사람들은 또 눈 먼 양떼처럼 우르르 해당 지역부동산에 몰려들어 부동산 가격을 폭등시킨다.

 

서양에서는 반대론자 전략을 취하면 이득을 볼 수도 있지만(즉, 무리와 다르게 행동하는 것) 우리나라에서는 반대론자 입장을 취하면 오히려 왕따 당하고 큰 피해만 볼 수 있다는 인식이 은연중에 박혀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함부로 튀는 행동을 하거나 대중의 인식과 다른 행동을 취하는 사람이 잘 없는 것이다. 

 

요약하자면 이러한 차이점은 기질에서 비롯된 것이지 어떤 특정한 생존전략이 어떤 상황에서는 통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은 염두해둘 필요가 있다.

 

나는 종종 자기계발서를 즐겨 읽는 편이지만 특정한 성공전략을 강조하는 자기계발서를 보면 그냥 거르는 편이다. 어떠한 성공전략이던지 언제나 절반만 맞는 것이다. 예를들어 남다르게 튀는 행동이 큰 성공을 가져올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같은 토양에서는 오히려 왕따당하기 십상인 위험한 전략이라는 것만 염두에 두고 비판적인 시각으로 책을 읽는 게 중요하다. 책의 저자들이야 판매해서 인세만 챙기면 되니까 내용 자체의 타당성 여부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쓰지 않고 함부로 글을 써재끼는 저자들도 수없이 많으므로 함부로 남의 조언을 100% 무조건 신뢰해서는 안 되며 늘 비판적인 자세로 타당성 여부에 대해 의심해가면서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이다. 책에서 너무 쉽게 진단내리듯 어떤 상황에서나 무조건 통하는 인생전략이나 성공전략이라는 것은 사실 없다고 보면 되고 늘 그때그때 변화무쌍하게 변하는 상황에 맞게 각기 다른 생존 전략과 태도를 취할 수있어야 진정 현명하게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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