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2. 3. 23:07ㆍ공인중개사/부동산
최근들어 여러가지 일을 겪으면서 부동산 중개업에 대한 철학과 고민이 깊어졌다. 내가 생각하기에 어떤 업이든간에 근본적으로 '윈윈윈(win-win-win)'시추에이션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 매도인도 만족하고 매수인도 만족하고 중개인인 나도 만족하는 상황이 가장 퍼펙트한 상황이다. 하지만 현실적인 이유로 이러한 '윈윈윈' 상황은 잘 만들어지지 않는다.
매도인은 한푼이라도 더 받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고 매수인은 한푼이라도 더 깎고 싶은게 인지상정이며 중개인은 최대한 빠른 시간내에 어떻게든 계약을 성사시켜 중개보수를 확실히 챙기고 싶은게 인지상정이다. 즉, 서로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다보니 어느 한쪽이 루즈(lose)하거나 둘다 루즈(lose)하거나 심지어 셋 모두 '루즈-루즈-루즈(lose)'하는 최악의 상황(즉, 아무도 만족하지 못하는)도 종종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나는 이런 철학적 사고를 바탕으로 일단 월세자리가 비싼 사무소는 아무리 목이 좋아보이더라도 들어가지 않기로 결심했다. 자리가 좋다면 당연히 월세가 비쌀것이며 월세가 비싸다는 것은 중개인으로 하여금 그만큼 더 사무소 운영상 압박을 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여 중개인은 당연히 그런 상황에서는 스트레스를 받아서 무리수를 감행하려는 요인이 더 자주 발생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즉, 사무소 임차료가 비싸면 그만큼 더 압박을 받아 고객을 속여 비싼 값에 사게 하거나, 매수를 권해서는 안 되는 물건조차도 중개수수료를 위해 모른 척 매수를 권하는 상황도 발생하여 매수인에게 손해를 끼치게 될 수도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반대로 매도인에게는 조금이라도 더 싼값에 물건을 팔도록 종용하여 어쨌건 '계약만 체결되면 끝'이라는 생각으로 중개업을 하게 하여 매수인, 매두인 모두에게 손해를 끼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기 쉬운 상황이 발생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아무리 매력적인 자리라도 월세가 비싼 곳은 사무소로서 좋은 입지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월세가 싼 사무실은 틀림없이 너무 사람이 안 다니거나 구석진 자리여서 그럴 것이니 매물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분이 계실 것이다. 그러나 내 생각은 좀 다른데 일단 시대가 많이 변했다고 생각한다. 예전처럼 그냥 단순히 집과 가까운 부동산사무소라고 해서 무조건 내 물건을 무턱대고 팔아달라고 맡기는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된다. 자신의 전재산을 맡기는 중요한 사람인만큼 중개업자 역시 고객입장에서는 믿을만한 사람을 까다롭게 고르는 경향이 늘어나리라 생각된다.
또한 인터넷의 발달로 굳이 집 가까운 중개소에 들르지 않더라도 얼마든 괜찮은 매물을 원격지에 있는 공인중개사에게 내놓거나 원격지의 물건들을 검색해볼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예를 들어 '집팔고'같은 서비스까지 생겼는데 앱에다 집을 팔겠다고 등록만 해놓으면 상담사들이 방문을 하여 알아서 집의 상태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을 하고 중개시장에 대신 내놓아 주는 서비스이다. 굳이 동네 중개사무소에 부동산 거래를 부탁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즉, 예전처럼 중개인에 의존해야 할 당위성이 없어졌고 그에 맞춰 중개사무소의 입지 또한 아주 중요하지는 않은 상황이 된 것이다. 특히 토지나 공장, 창고처럼 거액의 돈이 왔다갔다하는 대형 물건의 경우에는 더더욱 중개사와의 긴밀한 신뢰관계가 중요하다.
내가 있는 사무실에서도 토지나 상가주택, 창고, 공장 등 대형 물건을 맡기는 경우는 아무 중개사와 거래하지 않고 반드시 기존에 거래해왔던 중개사, 즉 신뢰관계가 형성된 중개사와만 거래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즉, 아파트처럼 규격화된 재화가 아닌 이상, 액수가 아주 큰 거래의 경우는 어느정도 검증되었고 잘 알고 있는 친한 중개인과만 거래한다는 뜻이다. 그런 경우는 그의 사무소가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과거의 긍정적인 경험을 믿고 내 물건을 의뢰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내 생각에는 굳이 월세가 비싼 목 좋은 곳에 사무실을 열 이유도 예전보다는 많이 약해졌다고 생각된다. 자신이 진실로 성실한 중개사이고 능력도 있다면 굳이 비싼 월세 내면서 압박감에 시달리며 번화가에서 사무소를 운영하는 것보다는 자신과 친한 소수의 고객들과 돈독한 유대관계를 유지하며 월세가 비싸지 않은 한적한 곳에서도 사무소를 잘 운영해나갈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다.
이런 식으로 절약한 월세는 중개사로 하여금 경제적인 압박감에서 벗어나 중개업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게 함으로서 고객에 대한 더욱 질좋은 서비스 제공으로 돌아온다는 장점까지 있다. 따라서 나는 굳이 '실패한 입지'라는 것이 어느정도 검증된 기존 부동산사무소 자리를 비싼 권리금까지 쥐어주며 인수할 생각이 전혀 없다.
'공인중개사 > 부동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빚을 무서워하지 않는 풍토가 경매물건을 만들어 낸다. (0) | 2022.02.09 |
---|---|
미래계획1. 산 속에 타운하우스를 지을 계획 (0) | 2022.02.09 |
부동산 가격은 계속 상승하게 되어 있다. (0) | 2022.01.29 |
전세는 문제가 많은 제도 (2) | 2022.01.29 |
개발이 더딘 국가나 지역은 언제나 기득권 세력의 훼방이 있다. (0) | 2022.0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