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2. 7. 21:39ㆍ공인중개사/중개업 일기
동네 주변 약 30 여곳의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죄다 방문하여 상담을 받고 또 동네 근처의 나름 잘나가는 공인중개사 사무소에서 약 한달여간(실제 근무일은 설날 등 연휴 제외하고 15일 정도) 소속공인중개사로 일하고 난 뒤 내린 결론이다.
지금은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성급히 오픈할 때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 지역에서 장사할만한 곳은 오래전부터(십수년) 이미 오랜기간 이 곳에서 장사를 해왔던 기득권 공인중개사들이 꽉 잡고 있기 때문에 그 사이를 헤집고 들어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나보다 경력이 십수년이나 많은 배태랑 공인중개사들조차 요즘은 어렵다고 하며 고개를 설레설레 흔든다.
내가 나름대로 진단내린 현 부동산 경기는 이렇다. 몇년간 전 세계적으로 유행바람이 불었던 양적완화 덕분에 (우리나라 역시 금리를 너무 낮게 유지하는 바람에 주식시장은 물론 부동산 시장까지 폭등했다. 또한 낮은 금리때문에 돈을 빌릴 수만 있다면 어느 실물 자산에 투자하건 무조건 수익이 나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몇년간 유지된데다 실물경기는 급속도로 안 좋아지면서 젊은 층들의 취업루트가 막혔기 때문에 젊은이들까지 비트코인같은 요상한 투기성 자산에 돈이 몰리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또한 주식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으로 인해 주요 주식이 대부분 서너배 이상 폭등했고 마치 다같이 약속이나 한듯 묻지마식의 투자열풍이 IPO시장(주식공개시장)에 불며 유명 기업이 상장하면 뭉칫돈이 몰리는 기현상이 일어났다.) 부동산 상가 시장역시 비정상적으로 가격이 올라버렸다. 상가 가격이 오르면서 임대료 역시 두세배 올라버려서 내가 사는 경기도 신도시의 경우 오히려 서울 왠만한 지역보다 상가 임차료가 더 비싼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즉, 한마디로 거품 안 낀 곳이 없다는 얘기다.
이렇게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리스크를 감수하고 신규로 상가를 임대한다? 상가 주인만 좋아할 얘기다.(내가 지난번 거의 임차계약 직전까지 갔었던 상가 점포의 경우도 배달음식점이 임차해 있었는데 임차를 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 다시 나가겠다고 매물로 나온 것을 본다면 지금 장사하기가 아주 안 좋은 상황이란 것을 알 수 있다. 공인중개사업 역시 예외가 아닐 것이다.)
따라서 현재는 눈물을 머금고 좀더 기다려볼 수 밖에 없는 처지이다. 서두르지 말고 기다리다보면 사무소를 개업하기 좋은 시기가 곧 올 것이다. 공실도 늘어날 것이며 본질가치 대비 과도한 거품은 언젠가 터지기 마련이므로...
공인중개사는 솔직히 수요에 비해 많아도 너무 많다. 매년 수만명씩 뽑으니 자격증으로서의 가치가 거의 바닥권이라 할 수 있다. 앞으로는 다른 고급 자격증들처럼 상대평가제로 전환하여 합격자수를 일정하게 제한하던지 아니면 난이도를 더 높여서 인위적으로 배출되는 합격자수를 조절하지 않는 한 이 업계는 신규진입자건 기존사업자건 다같이 공멸할 수 밖에 없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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