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 22. 11:42ㆍ일일단상
아는 지인 중에 국내에서는 이름없는 별볼일 없는 대학을 나왔지만 해외로 유학하여 해외에서 교수의 자리까지 오른 사람이 있다. 이 분 집안은 내가 잘 아는데 별다른 빽도 없으며 중산층의 평범한 가정이고 학창시절 공부도 겁나 못했음에도 그냥 정말 자신의 실력과 엄청난 노력만으로 결국 해외에서 뜻을 이뤘다. (아마 한국이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내가 느끼기에 한국은 정말 문제가 많은 나라 중에 하나이다.
한국에 대한 문제점을 거론하면 늘 반론으로 거론되는 게 삼성,현대차,LG전자 등 세계가 알아주는 대기업이 있는 경제대국 중 하나라는 것이다. 일견 듣고 보면 그럴싸하게 들린다. 그런데 나는 그런 소리를 하는 사람들에게 반문한다. "그게 당신과 무슨 상관입니까? 이건희 회장, 정몽구 회장 일가가 잘 사는 게 당신하고 도대체 무슨 상관이냐고요"
국내 대기업들이 세계에서도 인정받고 외화를 잘 벌어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그것이 과연 누구의 덕택인지 알아야 한다. 삼성,현대차,LG전자,하이닉스 같은 대기업들이 세계에서 잘 나가는 이유로는 그 기업들에서 일하는 인력들이 우수하고 근면성실한 점이 있는 것은 일견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또한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에서 그런 대기업들에게 세제나 공장 부지 제공 등에서 (일반 국민의 희생을 통해) 엄청난 혜택을 제공해주기 때문인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이유 중에 하나이다.
대기업들에서 어느 지역에 투자를 하겠다는 뉴스가 신문에 나면 대문짝만한 플랭카드가 걸리고 지역주민들이 반긴다. 그런데 그걸 꼭 반겨야 할 입장인지 되묻고 싶기는 하다.
대기업들이 잘 나가는 이유는 나쁘게 말함면 국내의 한정된 자원이 편향적으로 대기업들에 집중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즉, 위에서 열거한 국가적인 지원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에 경쟁국들의 다른 기업들에 비해 아주 싼값에 수출을 할 수 있는 것이고 따라서 물건도 해외에서 잘 팔리는 것이며 그러한 지원 뒤에는 국민들의 희생이 어느정도 뒷받침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즉, 국민들이 내는 세금 중 상당부분은 국가의 경제 정책이라는 이름 하에 대기업에 대한 지원으로 자원이 왜곡되어 분배되었기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일인 것이다. 즉, 일반국민들의 희생으로 대기업 오너와 그 밑의 직원들이 배불리는 구조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따라서 대기업들이 누리는 사치의 이면에는 국민들의 희생이 어느정도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국내 은행들이 이자 장사를 하여 땅집고 헤엄치기 식 영업을 해서 국민들의 감정이 좋지 않은 것도 그러한 이유라 할 수 있다. 사회적인 제도가 잘못되어 일종의 특권층이 생겨났다고 볼 수 있는데 이런 현실을 그대로 개선하지 않고 놔두는 정치권 역시 문제가 있는 것이다. 금융권의 회장들은 일반 국민이 평생 만져보기도 힘든 고액 연봉을 받으며 연임을 거듭하며 몇년씩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는 황제놀음을 하고 있으며 은행이나 증권회사 직원들은 국내 금융시장의 왜곡된 구조때문에 억대연봉을 거둔다는 뉴스도 심심찮게 등장하는데 국민들의 감정과 너무도 거리가 먼 이러한 사회현상이 과연 바람직한 것일까?
(국내 금융시장은 사실상 4개의 거대 금융지주가 과점하는 Oligopoly현상을 보이고 있다. 즉, 땅집고 헤엄치기 식으로 쉽게 장사하고 있다는 비난을 모면하기 힘든 것도 사실인 것이다.)
민주당의 모 국회의원이 금융회사 CEO들의 이러한 지나친 고액연봉과 연임 파티에 대해 제동을 걸자는 법안을 갖고 나오기도 했는데 재계의 훼방으로 언론의 큰 주목을 받지는 못한 것 같다. 이 나라는 이상하게도 부자들이 싫어하는 뉴스는 메인뉴스가 되기 힘든 나라이니까...주요 언론사의 사주나 광고주가 재벌기업들이나 금융회사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상한 일도 아니다. 물주들이 싫어하는 뉴스를 감히 내보낼 간덩이 부은 언론사는 없을테니 말이다.
박용진 "금융지주 회장 연임 1회·임기 6년 제한법 발의" | 연합뉴스 (yna.co.kr)
더벨 - 국내 최고 자본시장(Capital Markets) 미디어 (thebell.co.kr)
코로나 사태로 모든 자영업자들이 허덕이고 심지어 자살까지 하는 마당에 금융회사 직원들이나 CEO들은 땅집고 헤엄치기식 영업이나 하면서 억대 연봉 파티를 즐기고 있다. 이런 현상이 분명 정상적이라고 보이지는 않는다. 잠자코 있는 국민들이 오히려 바보스럽게 느껴질 정도이다.
한국은 전세계적으로 빈부격차가 심한 편에 속하고 또한 국민들의 자살률도 수년째 선두권을 달리는 불행한 나라 중에 하나이다. 노인들의 자살률 역시 높은 편이고 노인들의 교통사망사고도 1등인 것을 비롯하여 전반적으로 사회약자에 대한 처우가 열악하다. 한 마디로 빈부격차가 심하여 못 사는 사람에게는 지옥, 잘 사는 사람에게는 천국같은 나라이다.
얘기가 옆길로 좀 샜는데, 아무튼 한국의 교육제도는 문제가 많은 듯 하다. 공부에 관심없는 학생들까지 무조건 한 교실에 집어쳐넣고 동물 사육하듯이 의미도 없는 것들을 주입식으로 머리에 집어넣으려하니 머리속에 공부한 내용이 잘 들어오는 학생은 별로 없을 것이다. 사실 중고등학교 6년간 학생들은 의미없는 레이스를 펼친다. 이것은 가르치는 선생들도 잘 알고 있지만 수험공부가 '논리력을 키워준다'는 참으로 해괴한 논리로 이런 잘못된 현상을 옹호하는 듯한 주장을 자주 한다. 선생들이야 자기네 밥그릇만 지키면 되므로 교육제도의 문제점 같은 것은 생각해볼 여지도 없는 것이리라.
내가 선생이라면 솔직하게 그냥 '니들이 6년 동안 배우는 것은 극히 일부의 학생을 제외하고는 삶에 1도 도움 안 되는 것들이지만 '대학교에 들어가기 위한 줄서기 의식'이라고 생각하고 좋은 대학에 들어가고 싶으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가르쳐주는 것을 그냥 닥치고 받아들여라. 혹시 좋은 대학에 가기 싫으면 나같으면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직업학교로 갈 것이다. 그게 3류대학에 들어가서 4년간 부모님 등골 빼먹으며 3류교수들 밥그릇 노릇이나 해주는 것보다 백배 나을 것이다'라고 말해줄 것이다.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은 좋든 싫든 오직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한 목적 하나로 삶에 별 도움도 안 되는 지식들로 머릿속을 꽉 채울 것을 강요받는 입장이다.
공부에 소질이나 관심이 없는 학생은 아예 인생 초반부터 다른 삶의 길을 찾도록 배려해줘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모든 사람이 공무원이 될 필요도 없고 모든 이가 의사나 판검사나 회계사 같은 전문직일 필요는 전혀 없는 것이다. 전문직은 극히 일부만 필요하며 우리 사회에는 청소부도 필요하고 택배기사도 필요하고 미용사도 필요하고 재봉사도 필요하고 어부, 농부도 필요하고 요리사도 필요한 것이니까...
직업전선에 일찍 뛰어들고 싶은 학생을 굳이 억지로 잡아끌어 교실에 쳐넣는 것은 비생산적일 뿐아니라 학생도 괴롭고 선생도 괴롭고 피차 괴로운 일 아닌가? 공부에 뜻이 없는 학생들은 그냥 하루라도 더 빨리 직업교육을 받도록 배려해주어서 대학에 가는 학생들에 비해 비교열위에 처해지지 않도록 일찍 재산을 축적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공부에 뜻이 없다는 것이 결코 그들을 폄하하는 의미가 아니다. 나 역시 공부에는 뜻이 없었다.) 어차피 좋은 대학에 들어가거나 '사'자 들어간 고급자격을 취득하거나 고시에 패스하거나 대기업/금융권에 단순노무직이 아닌 사무직 혹은 연구직으로 들어가는 학생들의 경우 직업교육을 받은 학생들과는 수입 차이가 향후 어마어마하게 벌어질 것이므로 직업교육의 길을 선택한 학생들은 하루라도 빨리 재산을 축적하여 그들과 비교했을 때 재산축적 속도가 크게 벌어지지 않도록 사회적인 배려가 있어야 할 것이다.
무너지는 '직업계고'…"특단 대책 필요한데, 정부는 무관심" (ms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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