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4. 20. 17:36ㆍ일일단상/독후감
나는 금융회사에서 15년간 근무하면서 그간 금융계와 경제산업계의 무수한 스토리나 이론과 역사들은 꽤 많이 접해왔던 터라(이 바닥도 정말 아무리 파고들어도 얘기거리가 끝도없이 나오는 소우주와 같은 곳이다. 인간 역사에서 금융이 중요한 산업으로 등장하기 시작한게 최소 1900년도부터는 되니까 (전세계적으로) 누적된 금융관련한 얘깃거리만 어마어마한 것이다. 게다가 금융의 첨단을 달리고 있는 현대의 로마(미국)에서 탄생한 여러 복잡하고 다양한 금융상품들과 세계적 석학들이 내놓은 다양한 금융과 경제학 관련 이론들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왠만한 수학지식으로는 어림없는 수준의 이론적 배경이 있어야하니 고작 증권회사 근무15년 경력의 내가 가진 금융산업과 경제학에 대한 식견은 그야말로 발톱의 때만도 못한 수준일 것이다.) 금융이나 투자관력서적은 잘 안 읽는 편인데(무엇보다 이 분야는 그리 재미있거나 흥미로운 분야가 아니다) 뭔가에 홀린듯 읽어보게 되었다. 사실 금융이나 경제에 대해 잘 알고 싶으면 이런 류의 책을 보거나 신문의 경제면을 보는 게 더 훨씬 낫다는 게 내 생각이다. (사실 금융 혹은 경제를 더 깊이 배워보겠다고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은 미친 짓이다. 거기서 배울 수 있는 것은 수학과 역사, 현실과 동떨어진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뜬구름잡는 이론 나부랭이들 뿐이다.)
이 책에 대한 내 평가는 좀 복합적인데 이 분야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시간때우기용으로 재밌고 가볍게 읽어넘길수 있는 책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군데군데 종종 설명이 좀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느낄 것이다. 학술서가 아니니까 설명이 필요한 부분도 대충 자세한 설명없이 넘어가는 식이지만 아무튼 수박겉핥기식으로, 하지만 일목요연하고 간략하게 국내외 금융계에서 일어났던 주요 사건들을 정리하고 저자의 의견을 보탰다. 종합적으로 보면 분량도 300쪽이 안되고 저자도 전문적으로 이 분야를 공부한 사람이 아니라 증권업계 현직종사자이다보니 내용에 깊이는 없다. 결론은 중립. 한번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책이나 소장가치는 없다.
※생각나는 구절 하나
:누구나 저마다 생각하는 '부자'의 기준은 다른데 어떤이는 100억, 어떤 이는 50억 등 자산규모에 대한 기준이 다르다. 저자의 지인 중 한명은 부의 기준을 Fuckyou Money(뽁큐머니)를 갖고 있느냐 아니냐로 정의했다고 하는데 이는 사무실에서 근무하다가 상사(혹은 회사)가 나에게 참을수 없는 비인격적이고 모욕적인 대우를 했을때 뽁큐를 날리면서 회사를 때려칠수 있는 규모의 자산을 보유한 것'이라고 대답했다는데 참 재밌고 인상깊게 남는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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