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2. 2. 17:52ㆍ공인중개사/중개업
공인중개사로 창업하기 위해서는 크게 2가지 루트가 존재하며 각각의 장단점에 대해서는 이전 글에 써놓은 바가 있다.
https://susej79.tistory.com/93
이번에는 내가 현실적으로 왜 기존 부동산자리를 인수하지 않기로 마음을 굳혔는지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물론 기존 부동산사무소 자리를 인수하는 것은 가장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방법이기도 하며 초심자에게 있어서는 여러가지 번거로운 단계를 줄여주는 효과도 있으므로 (가령 기존 사무소를 인수하면 사무실 집기를 새로 마련할 필요가 없고 인수하는 사무소가 이미 지역모임에 가입되어 있던 사무소라면 별도로 상당한 금액의 가입비(지역마다 다른데 싼곳은 100만원, 비싼 곳은 무려 천만원 가까이 된다고 함)를 내고 지역모임에 가입할 필요도 없으므로) 간단해서 초심자들이 많이 선택하는 방법이지만 이 방법은 고려하지 않기로 했다. 아래는 왜 그런지 이유를 간략히 설명하고자 한다.
1. 매물로 나온 중개사무소=장사 안 되는 중개사무소
입지도 좋아보이고 권리금이나 보증금, 월차임 모두 적절해 보여서 모든 조건이 완벽해보이는 맘에 딱드는 사무소가 매물로 나왔다고 치자. 보통 사람들이라면 그런 매물에 적정한 권리금을 얹어주고 인수하겠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우선 어떤 매물이건 간에 왜 매물로 나오게 되었는지부터 생각해봐야 한다. 정말 좋은 물건이라면 매물로 나올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생각을 해보면 간단히 보이는 문제다. 정말 장사도 잘되고 입지에 비해 보증금이나 월임대료마저 저렴한 특A급인 좋은 물건이라면 대체 뭐하러 매물로 내놓겠느냐는 것이다.
매해 폐업하는 공인중개사사무소의 숫자만 해도 전국적으로 2만개가 넘을 정도로 넘쳐나기 때문에 매물로 나오는 공인중개사사무소 역시 장사가 잘 안 되어서 나온 매물일 확률이 99%라고 보면 된다. 그런 사무소를 인수한다고 해서 특별히 내가 다른 사람보다 더 뛰어나게 영업 잘 하여 수익을 낼 수 있는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면 된다. 부동산사무소는 입지가 50~60%를 좌우하며 내 능력은 나머지 40~50%를 커버할 수 있을 정도라고만 생각해야 한다.
내가 정말 천재적인 영업능력이 있고 부동산업에 대해서도 모르는 게 없을 정도로 전문가가 아닌 이상 내 능력치나 이전에 같은 장소에서 영업하시던 공인중개사의 능력치나 별반 다를 바 없을 것이라고 냉정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만약 정말 좋은 물건이라면 설사 매물로 나오더라도 그에 걸맞게 대단히 비싼 권리금이 반영되어 있을 확률이 크다. 즉, 권리금에 현재 부동산 사무소의 가치가 이미 반영된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므로 어떤 방법을 쓰던 간에 기존 사무소를 인수하는 것은 별로 매력적인 대안이 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게다가 더 큰 문제는 신규 인수자입장에서는 권리금이 과연 적절한지 아닌지 알 수 있는 방법도 사실상 별로 없으므로 잘못하면 호구되기 십상인 거래인 것이다. 따라서 차라리 기존의 망한(?) 사무소 자리를 얼마가 적정한지도 잘 파악하기 힘든 권리금을 쥐어주고 인수하는 것보다는, 아예 어떻게든 신규로 사무소를 차리는 게 더 낫다고 주장하는 것이다.(물론 이 경우 기존에 해당지역에서 장사하고 계시는 기존 공인중개사들의 텃세가 심하므로 사무소 자리를 구하기도 힘들뿐더러 설사 어렵게 사무소 자리를 새로 구한다 하더라도 지역 모임에 가입하지 못하면 철저하게 왕따당할 수가 있다. 특히 공동중개가 중요한 아파트 단지 근처라면 지역모임에 가입하는 것은 필수라고 함.) 기존 사무소를 인수하여 이전과 다르게 운영하여 대박난 사람도 있을 것이고 기존 사무소를 인수하는 방법의 장점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지만 단순히 많은 사람들이 택하는 방법이라고 해서 비판없이 그대로 따라하는 것은 문제가 좀 있다고 생각된다.
2. 남들이 가는 길을 따라가기만하면 잘해봤자 중박이다.
경제학을 배워보면 귀아프게 듣는 얘기가 '차별화'이다.
남들과 다른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 남들과 동일한 무리 중의 하나에 해당될 뿐이라면 남들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수익을 기대하는 게 정상이라는 뜻이다. 대부분의 신규 공인중개사가 비슷한 방법을 사용하여 남들 하듯이 별 생각없이 기존 사무소를 인수하는 방법으로 창업을 시도한다. 남들과의 차별화라는 경제학의 기본 개념을 아예 처음부터 시도하지도 않고 단순히 남들이 하는 방법이니까 무작정 따라하는 것에 불과한 것이다.
그러니 천편일률적으로 비슷비슷한 모습의 부동산사무소들이 거리 곳곳에 넘쳐나게 된 것이다. 공인중개사사무소라면 으레 원색계통의 휘황찬란하고 촌스런 간판에 큼지막하게 'XX부동산'이라고 씌여있고 사무실 내부를 보면 입구 쪽에는 늘 상담용 탁자가 놓여있고 조명은 눈이 부시도록 밝은 형광색으로 통일하는 등 마치 중개업자들끼리 서로 미리 입맞추기라도 한듯 천편일률적인 모습들 뿐이다. 이런 모습들은 이제 좀 바뀔 때가 되지 않았을까? 부동산사무소로서 좀더 개성있는 겉모습을 갖출 수 없을까? 사무실을 포근한 카페 분위기로 꾸민다거나 조명 역시 눈부신 형광등 일색에서 다른 색의 눈이 편안한 조명으로 바꿀 수도 있을 것이며 간판 또한 원색 사용을 배제하고 우아한 느낌이 나는 세련된 간판으로 대체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평범한 공인중개사가 되고 싶은 생각이 없다면 창업 단계부터 좀 남다르게 튀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무조건 아무때나 튀어야 한다는 소리가 아니라 타당한 이유가 있다면 남들이 하지 않는 방법도 과감히 시도해보는 게 좋을 것이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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