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 8. 23:40ㆍ일일단상
살아가다보면 첫마음가짐을 잊고 살아갈 때가 많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처음 사회에 발디딜 때, 구직할 때의 그 간절한 마음을 떠올려보니 내가 참 많이 떠내려왔음을 느낀다. (초심에서 멀어졌다는 뜻이다.)
16여년전 구직활동을 하면서 내가 염원했던 것 중 한 가지는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었다.
사회에 기여한다는 것은 꼭 봉사단체에서 일하는 것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내가 직업으로써 하는 일을 통해 작지만 의미있게 세상을 변화시키고 그것도 좋은 쪽으로 발전되도록 하는 일에 내가 작게나마 기여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간이 오래 흐르다보니 그런 것보다는 당장의 수입, 즉 돈의 많고 적음이 더 눈에 들어왔다. 어떤 거창하고 그럴싸한 꿈보다는 하루하루 그냥 때우는 것이 더 중요해진 것이다. 그리고 회사 내에서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빨리 남을 제치고 먼저 더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더 빨리 승진할 수 있느냐에 관심이 집중되게 되었다.
거의 매일 밤마다 자신의 하루일과를 돌아보고 자신이 초심에서 얼마나 멀어졌는지 체크하는 것은 중요한 일과가 될 것 같다. 중학교에 들어가고 나서부터는 일기라는 것을 거의 쓰지 않았는데 나이가 들고 인생이라는 레이스를 절반쯤 돌아서는 불혹의 나이(40세)가 되자 하루하루 기록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쓰지 않고 기록하지 않으면 사실 곧 잊어버리게 된다. 기록하고 남기지 않으면 하루하루가 무의미하게 지나가지만 조금이나마 짬을 내어 하루동안 벌어진 일들을 간략하게나마 기록하고 남겨둔다면 이것 또한 소중한 기록이 될 듯 하다. 내 인생의 절반 정도는 별로 기록이 남아있지 않지만 앞으로의 남은 절반의 인생은 여러가지 기록을 남겨둬서 비망록으로 삼고 싶다.
인간으로 태어나 한평생을 보내며 부모님, 형제자매와 인연을 맺고 또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아 대를 잇는 일 등 인간사의 대소사는 어느 한 가지 중요치 않고 의미없는 일은 없는 듯 하다. 수많은 사람들 중에 가족이라는 인연으로 엮인 사람들은 나와는 정말 우주적인 특별한 인연이 있는 사람들인 것이다. 이 무한대와 가까운 우주 공간 속에 작은 점조차도 못한 짧은 시간을 살아가면서 내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내가 얼마나 충실하고 인간미 넘치는 사람이었는지 반성해본다. 내 부족한 면모로 인하여 그동안 의도치 않게 상처를 준 사람도 많았고 실망시킨 사람들도 많았던 것 같아 부끄럽기만 하다. 사실, 이 세상에 태어난다는 것 자체가 참으로 기쁘고 놀라운 일이며 인생은 훌륭하고 아름답게 살아갈 이유가 충분한 것임에도 어떠한 이유로든지간에 흉측한 범죄를 저지르거나 타인에게 큰 위해를 가하여 자신의 소중한 인생이라는 기회에 더러운 오점을 남기고 자신의 생이 얼마나 훌륭하고 소중한 것인지 깨닫지도 못한채 사라져 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다. 나는 신의 존재를 믿으므로 신께서 나를 만들어 세상에 내보내실때 적어도 막 살지는 말기를 희망하며 세상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존재가 되라는 희망을 담아 나를 만드셨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신의 의도에 부합하는 삶을 살았어야 하는데 별로 그렇게 살지 못한 것 같아 또한 스스로도 안타까울 뿐이다.
앞으로는 타인과 인연을 맺을 날마저 그렇게 많이 남지 않았으니 남은 인생동안만큼이라도 새롭게 만나게 되는 모든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해 늘 따뜻하게 진심으로 대하여 나를 기억하는 다른 이들이 나를 '좋은 사람'이었다고 추억하게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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