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둘째날-출근직후 맞는 첫 토요일 근무

오늘도 토요일임에도 사무실에는 내점고객 단 한명도 없었다. 전화도 단 한건도 없다.

이틀째 실무를 조금이나마 접하고 있지만 내가 계속 절감하는 것은 정말 나는 부동산업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이다.

또한 중개업은 점점 더 심화되고 있는 양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창고면 창고, 상가면 상가, 경매면 경매, 아파트면 아파트 각각의 전문분야가 있다.

한 공인중개사가 모든 종류의 부동산 중개를 다 잘 할 수 있는 시대는 저물어 가는 듯 하다. 법규도 점점 복잡해지고 알아야 할 지식도 늘어나면서 모든 분야에 만능인 공인중개사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오히려 앞으로는 아파트면 아파트, 상가면 상가, 토지/창고면 토지/창고 등으로 세분화해서 어떤 특정 분야를 정해서 그 분야에 집중하는 것이 더 살아남기 용이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온라인 마케팅도 더 치열해져서 블로그는 기본이요 심지어 근사한 자신만의 홈페이지 혹은 유튜브채널을 운영하는 공인중개사도 상당수다.(내가 볼때는 블로그는 기본적으로 모두 하는 듯 하고(돈이 들지 않고 효과도 가장 좋은 듯 함), 유튜브는 그중 일부만 하고(유튜브 역시 무료인 장점은 있으나 동영상이라는 특성이 있어 블로그보다는 광고효과가 떨어져서 그런지 블로그에 비해서는 대중화되어 있지 않다. 또한 영상 촬영시 얼굴이 공개되는 게 꺼려져서 안 하는 사람도 있는 것도 한 가지 이유일 수 있다. (단, 이 경우 얼굴 공개 없이 매물 보여주는 정도로만 유튜브 운영할수도 있으니까 어디까지나 자기 취향대로 하면 될듯함. 굳이 얼굴 공개 안하고 유튜브 운영하는 채널도 봤음) 좀 더 열심인 공인중개사라면 블로그나 유튜브를 넘어 자기 돈을 들여서 독립된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분들도 간혹 보인다. 하지만 유료라는 부담이 있고 효과가 블로그에 비해 좀 떨어지므로 역시 많이들 하지는 않는듯함. 특정 영역(예:창고나 토지)에 집중하는 공인중개사의 경우는 직접 비용을 들여 홈페이지를 구축하는 듯 하다. 특히 창고나 토지, 상가는 아파트나 주택에 비해 정형화되어 있는 물건이 없고 개별적으로 특성이 다 다르므로 네이버 부동산 같은 플랫폼이 제공해주는 검색기능이나 필터링기능이 만족스럽지 못해서 아예 법인명의의 홈페이지를 구축후 홈페이지만의 특화된 필터링기능을 만들어 물건을 더 편리하게 세분화하여 보여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있는데 이런 식으로 운영하는 게 보다 유망해보인다.

우리 사무실에도 경매/토지/공장 전문가인 공인중개사님이 한분 계시지만 그 분은 아파트 쪽은 해보질 않아서 오히려 아파트 쪽은 자신이 없다고 스스로 고백하시는 것을 보기도 했다.

나도 공인중개사로 살아남으려면 전문분야와 지역을 하나 정해서 꾸준히 한우물 파기 해야 할 것 같다.

또한 공인중개사로 업무를 시작하면 또다시 배워야할 것들이 엄청나게 많아진다. 공인중개사 시험을 위한 공부는 말그대로 시험에 붙기 위한 공부만 하는 것이라 실무와 관계된 것은 단 10%도 안 배우니 어차피 시험에 붙으면 실무는 또 실무대로 자기 비용 써가며 공부해야 한다. 다만, 협회에서 제공하는 실무교육은 사실 큰 도움은 안 된다는 게 내 느낌이다. 현장에서 또 직접 부딪히면서 배워야 하는 것들이 많다.

공인중개사 합격후 창업이 좋으냐 소공이 좋으냐 의견이 분분한데 내 경우 소공을 운좋게 먼저 경험해 본 결과를 토대로 말씀드리자면 내가 내린 결론은 이거다.

1. 소공으로 시작할 수 있다면 소공으로 출발하는 게 당연히 낫다. 초기 창업 자본 부담도 없고 소공으로 근무하면서 선배 공인중개사에게 배울 수 있는 것들도 분명히 많이 있다. 소공으로 일하는 것은 사실 배우면서 일하는 것이기 때문에 보수가 적거나 아예 없는 편이라도 나는 소공을 먼저 경험해 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내 경우도 점심식대 제외하고는 받는 돈이 없다. 그래도 벌써 이틀밖에 안 되었지만 이미 많은 것을 배웠기에 만족하고 있다. 앞으로 더 배울 것들이 넘쳐날 것 같아 내 능력으로 흡수하기 힘들수도 있으니 그게 오히려 걱정이다. 아무튼 나는 좋은 선배들 밑에서 일하고 있으므로 그냥 감사할 따름이다. 소공자리 구하기도 쉽지 않으니 그저 운이 좋았다고 밖에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2. 따라서 어쩔수 없이 만약 나이가 너무 많거나 기타 등등의 이유로 소공자리를 얻기 힘들 경우에만 차선책으로 위험을 감수하고 개공으로 시작하는 게 좋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