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체결된 중개사무소 계약이 임대인의 반대로 무산되다.

임차인과 원만히 권리금 합의를 통해 결국 계약 체결 직전까지 갔던 중개사무소 계약건이 아쉽게도 임대인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임대인이 반대한 이유는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내줄 수는 없다는 이유 한 가지였다. 임대인 자신이 친하게 지내는 공인중개사가 근처에 운영하는 중개사무소가 있으니 의리상 인근인 자신의 상가에 새로운 중개사무소를 내주는 것은 반대하는 입장이라는 것이다.

 

다 된밥에 식초 뿌리는 것 같은 소식에 낙담한 하루였다.

 

사실 상가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에 대해 임대인은 정당한 이유없이 거절할 수 없다고 법상으로는 되어 있다. '공인중개사 지인이 근처에서 중개사무소를 운영하기 때문에 중개사무소 자리를 임대놓을 수 없다'는 이유는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임대인의 이런 행위는 법조문에도 정면으로 반하는 위법행위인 것이다.

 

따라서 법대로만 따지자면 현 임차인이 강력하게 항의한다면 내가 현 임차인을 승계하여 원래 계약하기로 했던대로 사무실에 새로운 임차인으로 들어갈 수 있는 여지는 남아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임차인 입장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짐을 빼고 싶은데 기간이 아직 많이 남아있는 임대차계약때문에 울며겨자먹기로 매월 억지로 월세를 내야하는 입장이니 자신의 자리를 이을 적당한 다음 임차인을 최대한 빨리 구하고 싶은 심정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대인이 위와 같은 부당한 이유를 들어 임차인의 정당한 권리행사를 방해한다면 임차인은 임대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함으로서 그러한 잘못된 점을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이런 작은 금액의 일로 소송까지 간다는 게 좀 웃긴 일이라 사실상 임차인이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은 없다고 봐야 할 것이며 해당 임차인은 어쩔 수 없이 또다른 임차인을 구하는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어제 임차인에게 전해듣기로는 임대인이 좋은 사람이라고 하던데 임차인의 사정을 별로 봐주지 않는 것을 보면 정말 좋은 사람인지 좀 의문이 들긴 하다. 정말 좋은 임대인이라면 설사 지인인 인근 공인중개사와의 의리가 있다하더라도 하루속히 나가고 싶어하는 임차인의 발목을 붙잡아서 손해를 끼치고 싶은 생각은 없을텐데...

 

아무튼 나로서는 또다시 다른 사무실을 구해야 하는 입장이 되었고 해당 점포의 현 임차인은 또다른 가망 임차인을 다시 물색해야 하는 상황이니 여러가지로 아쉽게 되었다. 

 

사실 나는 현재 이 지역 현업 공인중개사들의 '카르텔' 비슷한 어깃장에 걸려 근처에서 일할 사무실을 찾는데 상당히 애를 먹고 있는데 이런 사회의 모순점들은 좀 바로잡힐 필요가 있어 보인다. 신규로 공인중개사 시장에 진입하려는 사람은 기존 중개사무소자리를 권리금 명목으로 몇천만원이라는 거금을 주고 인수하는 방법밖에는 사실상 없어 보이는데 이런 식으로 불법적인 카르텔을 형성하는게 과연 맞는 일인지 누군가 붙잡고 따지고 싶은 심정이다.

 

내게 돈이 많이 있었다면 상가를 통째로 사버리면 그만이겠으나 그만한 돈이 없는 것이 분할 따름이다.

 

신규로 부동산중개사무소를 차리는 일이 내가 모르던 의외의 이유(=지역 공인중개사들의 담합행위)로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니 답답할 따름이다.

 

(한국인의 자살률 통계는 나무위키에 잘 설명되어 있다. 한국은 자살하는 사람의 숫자가 전세계를 통틀어서도 거의 최상위권에 속한다고 하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사람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에 이르기까지는 여러 이유가 있을 텐데 자신의 존재가 사회에서 더 이상 원치 않는 사람이 되었다는 데서 느끼는 상실감이나 무력감 역시 무시못할 것이다. 세계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되었어도 불행한 사람은 불행한 것이다.)

자살/통계 - 나무위키 (namu.wiki)